아침기도 / 홍정화
이 아침
욕심과 이기심 담은
큰 그릇 비워내고
겸손함과 인자함 담을 빈그릇을
제게 허락하소서
자신을 주장하는 큰 목소리
잠재워 주시고
나보다 아픈 사람 위하여
기울일 수 있는 귀를 열어 주소서
빠른 걸음보다는
조금은 늦은 도착이라도
말 못할 사정으로 급히 가는 자의 앞을
가로질러 가는 실수는 범하지 않는
여유로운 마음을
소유한 게 그리 많지 않더라도
가난한 자를 만났을 때 기쁜마음으로
나누어 줄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을
오늘도 제게 주소서
이 아침 두손모아 드리는 기도가
빈 그릇에 채우고 넘침이 있더라도
들어주소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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