시 한편..글 하나~

도배

아름드리정원 2013. 9. 7. 21:49

 

 

도배 / 옥진이

 

하아얀 구름 한 소쿠리 담아다가 풀을 쑤고

파아란 하늘 한 조각 곱게 오려 벽옷 입힌다

 

개나리며 진달래로 드문드문 수를 놓고

무지개로 가장자리 재봉을 하니

신부된 우리 누나 모습 닮는다

 

아지랭이 하늘하늘 장판을 깔고

밤하늘 별 하나 등불을 켜니

옛 시인의 시 한귀절 생각이 난다

 

풀잎이슬 받아다가 과일주 담아 놓고

은하수 따다가 다리 놓으니

멀리 계신 내님 와서 기척을한다

 

임과 함께 마주 앉아 과일주 따르자니

술잔에 드리워진 옛날이 떠오르네

구름풀 거듭거듭 내 마음도 도배한다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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